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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배

medium detail view
당신의 룩을 캐스팅하다

디자이너 김형배가 말하는 룩캐스트 이야기


에디터 : 김예나 l 포토그래퍼 : 조아나 l 디자이너 : 조윤서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인, 요즘 가장 젊고 현대적인 여성 브랜드 룩캐스트. 당신의 룩을 캐스팅하고 싶다는 디자이너 김형배를 만났다. 소통의 브랜드가 되고 싶다는 그의 말에서 단단한 믿음이 느껴졌다. 오늘도 그는 좋은 소재와 수준 높은 패턴 기술을 바탕으로 색다르면서도 편안한 옷을 입고 싶은 여성을 위해 멋진 옷을 만들고 있다. 룩캐스트의 앞으로의 행보가 고스란히 담겨있는 작업실을 찾은 그날의 이야기.



무신사 (이하 무) 무신사 인터뷰는 처음이다. 본인 소개를 부탁한다. 


김형배 디자이너 (이하 김) 여성복 브랜드 룩캐스트를 운영하고 있는 디자이너 김형배라고 한다. 뉴욕의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FIT)’를 졸업하고 브랜드 ‘길디드 에이지(GILDED AGE)’와 ‘띠어리(theory)’에서 남성복 디자이너로 활동했다. 2013년, 한국으로 돌아온 후 여성복 브랜드 룩캐스트를 론칭했다. 온스타일(OnStyle)에서 방영했던 <솔드 아웃 SOLD OUT 시즌 2>를 통해 여성복 디자이너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 서울시에서 국내 패션 브랜드의 세계화를 위해 진행하는 ‘서울 텐소울 (Seoul’s 10 Soul)’프로젝트 디자이너로 선정되어 뉴욕 패션 코트리 및 홍콩 패션 위크에 참가하고 있다.



‘룩캐스트’라는 브랜드 이름은 어떤 뜻인가?


룩캐스트는 스타일을 나타내는 룩(Look)과 캐스팅하다(Cast)의 합성어로 ‘룩을 캐스팅한다 (Look + Casting)’는 브랜드 콘셉트를 의미한다. 매 시즌 새롭고 다양한 챕터를 만들며 최신 트렌드를 반영하는 브랜드라 할 수 있다.



아직 모르는 이들을 위해 룩캐스트는 어떤 브랜드인지 소개해달라.


디자이너로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적절한 트렌드를 읽는 것과 고객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룩캐스트는 이를 반영하여 시즌 별 각각의 챕터로 나누어지는 스타일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과 그 결과물로 고객들에게 보여주고자 하는 브랜드다.



브랜드를 시작할 때 가장 크게 생각했던 점은 무엇인가?


합리적인 가격과 트렌드를 반영한 스타일. 그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고객과의 소통이다. 다른 브랜드 같은 경우에는 1년 동안 S/S 시즌과 F/W 시즌으로 나누어 두 번의 컬렉션을 선보이는 반면, 룩캐스트는 1년에 6번 정도 새로운 컬렉션을 선보이고 있다. 빠르게 변화하는 트렌드 흐름에 맞춰 다양한 룩을 제시하고자 함이다. 시즌 별 최대 8개의 챕터를 구성하여 룩캐스트만의 다양한 스타일을 보여드리는 게 목표이다.



룩캐스트가 추구하는 슬로건이 있다면? 어떤 의미가 담겨 있는지.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Creating styles you want to wear for tomorrow.” 내일 무엇을 입을지 고민하는 고객을 위한 새로운 스타일의 창조라고 할 수 있겠다.



이번 여름 시즌 컬렉션 주제는 무엇인가?

전체적인 주제는 ‘걸(Girl)’이다. 뉴욕 브루클린을 배경으로 전개된 봄 시즌에는 매니시함을 가진 스포츠 캐주얼 룩을 소개한 반면, 이번 여름 컬렉션은 좀 더 여성스럽고 소녀스러운 룩이 포인트다. 다른 시즌과 달리 여름이라는 계절은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나타낼 수 있는 가장 좋은 계절이라 생각한다. 실루엣 자체가 여성스럽게 떨어질 수 있도록 패턴 등 디테일에 더욱 힘을 쏟았다. 셔츠를 변형한 스커트, 여성스러운 실루엣을 표현할 수 있는 오프숄더 아이템, 실용적인 로브 셔츠와 랩 스커트, 허리 밴딩 처리가 되어 사이즈 구애 없이 착용할 수 있는 팬츠, 레이스 드레스 등 트렌드와 맞는 아이템을 선정하여 이번 시즌 콘셉트와 부합되는 12번째 챕터를 완성했다.






컬렉션을 준비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점이 있다면?


솔직히 말하자면 가격. 가격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다. 저렴한 가격이지만 퀄리티 높은 아이템을 선보이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다. SPA 브랜드보다 훨씬 좋은 퀄리티를 유지하면서 룩을 캐스팅한다는 브랜드 콘셉트와 맞게 ‘제대로’된 룩을 선보이고 싶었다. 그리고 실용성과 트렌디함, 컬러 배색감, 이미 소유하고 있는 베이식한 아이템과의 연결성, 포인트적인 요소가 있는 디자인 등이 그 뒤를 따른다.



어떻게 보면 고객에게 제일 먼저 와 닿는 요소가 가격일 것이다.


맞다. 전체적인 이미지, 퀄리티도 중요하지만 룩캐스트 같은 경우는 오프라인 보다 온라인에서 더 많은 사랑을 받고 있기 때문에 눈으로 제일 먼저 마주할 수 밖에 없는 가격을 무시할 수 없다. 그 후에 스타일적인 부분, 이미지적인 것들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사실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것은 없지만. (웃음)



디자인을 할 때 주로 무엇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인가?


추상적인 것에서 영감을 받진 않는다. 다양한 패션 잡지, 그 속의 기사, 트렌드 분석, 호응이 좋은 시즌 아이템 등에서 영감을 많이 받는 편이다. 디자이너로서 오랫동안 브랜드를 꾸준하게 유지하기 위해서는 현실적인 부분을 가장 고려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한 시즌을 진행하고 무너지는 수없이 많은 브랜드를 보면서 ‘옳다’라는 아집을 포함하고 있는, 혼자만 만족하는 디자인은 나 자신에게 사치라고 생각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아이템을 선보이는 것이 룩캐스트가 해야 할,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숙제라고 생각한다. 사실 영감이라는 것은 이미 디자이너의 경험 속에 축적되어 있다.



이야기를 나눠 보니 소비자를 많이 생각하고 배려하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 처음엔 특정 계층만 입을 수 있는 독특한 옷을 만드는 것이 나에게 맞는 길이라 생각했지만 이젠 아니다. 생산하기 전의 샘플이 나왔을 때 ‘과연 이 제품을 소비자가 좋아할 수 있을까?’라는 질문을 디자이너의 입장이 아닌 고객의 입장으로 생각하며 노력하는 편이다. 그래서 컬렉션을 구성할 때에도 80%는 일상적인 생활에서 편안하게 입을 수 있는 웨어러블 한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20%는 룩캐스트만의 디자인을 보여줄 수 있는 독특하면서도 임팩트있는 아이템을 디자인하고 있다.



생산 과정에서 가장 중요시하게 여기는 부분이 있다면?


패턴을 가장 중요하게 여긴다. 패턴에 따른 실루엣에서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보디 라인에 알맞게 떨어지는 핏이 굉장히 중요하다. 아이템의 핏 하나로 소비자의 구매 욕구가 생겼다가 없어지기도 한다는 것을 매우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번 시즌 룩북 이미지를 보면서 옷의 디테일적인 부분이 눈에 띄었다. 남성 디자이너가 도전하기 힘든 부분은 아니였는지?


아무래도 내가 남자이기 때문에 직접 입어볼 수 없다는 것에 대한 단점이 있다. 그래서 엠디와 다른 디자이너와 소통을 많이 하는 편이다. 여성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굉장히 트렌디한 아이템을 의도적으로 만든 경우도 있다. 앞서 말했던 로브 셔츠나 셔츠를 변형한 스커트, 오프숄더, 여름이면 떠오르는 스트라이프 패턴의 마린 룩 아이템 등을 예로 들 수 있겠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송혜교(강모연 역)가 룩캐스트 원피스를 착용하고 나왔다.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거웠을 것 같은데, 관련 에피소드가 있는지?


사실 송혜교가 착용했던 원피스는 민트, 네이비, 핑크의 세 가지 컬러, 원 사이즈로 제작되었는데 드라마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수많은 카피 제품이 생겨났다. 예상은 했지만 제주도로 여행 갔을 때 직접 목격했다. 중국 관광객 중 한 명이 우리 옷을 입고 있었는데 딱 봐도 컬러와 사이즈가 다른 옷이더라. 우리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과 10가지의 추가 색상, 다양한 사이즈로 카피 제품이 출시되고 있던 것이다. 카피 제품에 대해 마음이 아팠던 기억과 동시에 좀 더 합리적이고 다양한 스타일을 제작하지 못한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카피 제품과의 경쟁에서 제대로 대처하지 못한 부분도 있다. 그리고 많은 고객이 그 원피스를 구매하기 위해 쇼룸으로 직접 찾아와 당황했던 기억도 있다. 이 역시도 중국 관광객들이 대부분이었다.



지난 F/W 시즌 컬렉션에는 남성용 코트도 눈에 띄었다. 추후에도 남성용 아이템을 출시할 계획인지?


물론이다. 겨울 아우터, 특히 코트를 좋아하기 때문에 여성을 비롯해 남성도 탐낼 만한 아우터를 선보일 계획이다. 내가 직접 입어야 하기도 하고.(웃음) 아무래도 남성복 디자인을 공부했기 때문에 남자의 보디 라인을 돋보이게 하는 실루엣이나 패턴에 대해 잘 알고 있다. 아우터를 초점으로 아방가르드하고 트렌디한 오버사이즈드 남녀 코트 아이템을 겨울 시즌 주력 아이템으로 내세울 계획이다.






2015년부터 꾸준히 ‘룩캐스트’를 내걸고 홍콩 패션 페어에 참가하고 있다. 앞으로의 해외 진출에 대한 계획은?


홍콩뿐만 아니라 뉴욕에서도 함께 진행하고 있다. 홍콩 패션 페어는 계속 참가할 예정이다. 아시아 시장을 중점적으로 컨택하기 위해서 꼭 필요한 부분이다. 지난 페어 때에는 겨울 시즌 코트류가 반응이 좋았다. 홍콩 및 뉴욕 패션 코트리의 바이어들에게 좋은 피드백을 받고 있는 상태다. 그 외의 해외 진출 관련, 유통망을 확대하기 위한 B2C (business to consumer) 마켓의 자체 솔루션 개발의 필요성을 많이 느끼고 있는 편이다. 특히 온라인 비즈니스가 커지고 있는 요즘은 디지털적인 콘텐츠 개발이 필수인 것 같다.



앞에서 답변했던 것처럼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등 인플루언서를 활용한 SNS 디지털 마케팅 홍보를 무시할 수 없다.


사실 송혜교가 입고 나왔던 원피스도 리오더가 많이 들어왔던 아이템은 아니다.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 착용했을 때 그 옷에 대한 관심이 쏠리면서 매출도 함께 오르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방식이 주가 되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 단지 보조적인 수단일 뿐이지. 누가 협찬해서 누가 입고 이런 것에 대한 큰 만족감을 느끼진 못한다. 오히려 길거리에 지나가는 사람들이 룩캐스트 옷을 입고 있으면 ‘나 잘하고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 모델이나 셀러브리티가 협찬 받아 입고 있는 모습을 봤을 때는 물론 감사한 마음도 있지만, 만족감은 그리 크지 않다. 일반 소비자가 정말 마음에 들어서 그 옷을 구입하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다.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는 룩캐스트만의 아이덴티티가 담긴 디지털 콘텐츠적인 요소를 다양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무신사 여성 독자들 중에는 20대가 가장 많다. 20대 여성에게 어울리는 룩캐스트만의 2016 여름 스타일링 가이드가 궁금하다.


이번 시즌 키 아이템인 오프숄더 블라우스, 스트라이프 패턴 셔츠, 셔츠가 변형된 롱 스커트, 로브가 달린 셔츠 드레스, 편안한 룩을 완성할 수 있는 점프 수트 등 룩캐스트의 12번째 챕터를 참조하면 답이 나올 것이다. 모두 여름철에 쉽게 활용할 수 있는 아이템들로 비키니 위에도 가볍게 걸칠 수 있다. 특히 오프숄더 같은 경우는 호불호가 강한 아이템이기 때문에 너무 과한 숄더가 부담스럽다면 어깨 라인을 살짝 보여주는 정도까지만 연출해도 좋다. 파자마 셔츠도 빼놓을 수 없는 시즌 아이템. 칼라 자체가 라펠로 디자인되어 있기 때문에 포인트 있는 룩을 연출하기에 제격이다. 베이식한 부츠컷 데님 팬츠나 편안한 쇼츠와 함께 믹스 매치하면 좋다.



룩캐스트는 당신에게 어떤 의미인가?


디자이너가 자신만의 고집을 내세우고 한 가지 스타일만을 추구하는 시기는 지난 것 같다. 그런 것보다는 오로지 소비자를 위해서, 소비자가 어떤 옷을 좋아하는지, 소비자에게 얼만큼의 만족을 줄 수 있는지에 대해 끊임없이 생각하고 디자인을 완성하는 것이 내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가능성이다. 오랫동안 남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기 위해서는 룩캐스트가 지닌 신념이 다른 디자이너에게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직접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디자이너, 패턴사, 엠디, 포토그래퍼 등 다양한 관계 속에 얽힌 사람들이 한데 모여 룩캐스트의 소중한 작업물들을 완성한다. 그 작업 속에 연결되어 있는 공동체적인 성격이 룩캐스트 그 자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 어떤 브랜드가 되고 싶은가?


소통의 브랜드. 매우 간단하면서도 어렵다. 좀 더 다양한 스타일과 더욱 합리적인 가격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여러분이 룩캐스트의 옷을 입었을 때 행복한 만족감을 느낄 수 있도록 말이다. 룩캐스트 아이템과 함께 데일리 룩을 완성했을 때 항상 만족할 수 있는 아이템을 만들고 싶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고집하지 않고 여러분 모두가 좋아할 수 있는, 대중적이고 오래갈 수 있는 옷을 만드는 것이 내가 해야 할 목표라고 생각한다. 쉽게 잊을 수 없는 브랜드가 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뉴욕 Fashion Institute of Technology 출신의 디자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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