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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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꺼내 입어요 

MSKN2ND를 론칭한 디자이너 권문수 


에디터 : 한다운 | 포토그래퍼 : 이용선 | 디자이너 : 유재필



벚꽃이 흩날리는 어느 봄날, 한 남자를 만나기 위해 삼성동으로 향했다. 설레는 마음은 유난히 좋았던 날씨 때문일까? 문수권(Munsookwon)이라는 이름과 함께 2012년 국내 패션계에 데뷔한 권문수 디자이너가 4년 만에 두 번째 브랜드 문수권세컨(MSKN2ND)을 론칭했다. 폭 넓은 컬러웨이에 유니섹스를 지향하고 가격 부담까지 낮춰 누구든 가까이 다가오기 좋도록 했다. 흥미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는 디자이너 권문수를 만났다. 



무신사 (이하 무) 오늘 날씨가 참 좋다. 얼마 전 2016 헤라서울패션위크(이하 2016 패션위크)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으니 여행이라도 다녀오면 딱 좋겠다. 


권문수 (이하 권) 안타깝게도 매해 패션위크가 끝나면 오히려 마무리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인생의 가장 큰 가치 중 하나가 ‘여유’라고 주장하지만, 실상 근 몇 년간 쉼 없이 내달리기만 했다. 가끔 업무에서 벗어나 재미있는 아이디어도 얻고 이를 바탕으로 신나는 옷도 만들어야 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디어 뱅크라고 불리지 않나? 권문수 디자이너 하면 최근 관심사를 의복에 표현하는 걸로 유명한데, 2016 패션위크의 주제는 ‘1990년대 아이돌 팬덤 문화’였다. 


이번 쇼의 메인 컨셉트를 잡는 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렸다. 내가 요즘 무엇에 관심이 있는지 잘 떠오르지 않더라. 직원들을 비롯해 주변 지인들에게 SOS 요청을 보냈다. 내가 요즘 어때 보여? 다들 입을 모아 1990년대에 빠져있는 것 같다고 대답했다. 



드라마 <응답하라 1988>(tvN)의 영향인가?


어느 정도는?(웃음) 생각해보면 <응답하라 1988>뿐만 아니라 예능 프로그램 <무한도전>(MBC)의 ‘토요일 토요일은 가수다’를 비롯해 과거를 재조명한 프로그램들이 큰 인기를 끌었다. 그리고 결정적으로 서바이벌 힙합 오디션 <쇼 미 더 머니 5>(tvN)에 출연한 랩퍼 한해의 폴로 캡과 박시한 후디, ‘청청 패션’이 복고 유행에 불을 지폈다. 어느 새인지 나도 모르게 챙이 휘어진 볼캡을 쓰고 넉넉한 후드 티셔츠를 입고 다니더라.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너나 할 것 없이 스냅백을 쓰고 다녔는데, 요즘은 스트랩백과 같은 볼캡이 대세인 걸 보면 그 말에 동의한다. 


이론적으로 트렌드의 주기를 20년으로 본다. 요즘 레트로 열풍이 정말 대단하다. 수많은 스트리트 브랜드에서도 1990년대의 스타일을 패러디하는 경향을 분명히 감지할 수 있다. 물론 당시의 스타일보다는 하이엔드(High-end)적 요소가 더욱 가미되었지만. 마침 1990년대 꽂혀있었기에 권문수가 기억하는 1990년대를 재현해보고 싶었다. 


 

권문수의 1990년대란? 


놀라지 마라. 가수 룰라(Roora)의 팬클럽 회원이었다.(웃음) 매주 공중파에서 진행하는 음악 방송을 쫓아 다니며 룰라를 연호했다.



요즘 표현을 빌리자면 ‘사생 팬’ 같은 건가? 


룰라 멤버들이 나를 알 정도로 얼굴 도장을 찍은 건 아니니 그냥 열성팬 정도? 그렇지만 꽤 열심히 ‘덕질’을 한 건 사실이다. 1집 앨범 중에 ‘내가 잠 못 드는 이유’라는 노래가 있다. 이상민 씨가 크라잉 랩(Crying Rap)이라고 우는 듯한 목소리로 랩을 한다. 처음 그 노래를 들었을 때 받은 신선한 충격을 아직도 잊을 수 없다. 꼭 한 번 들어보라. 



매주 음악 방송을 쫓아 다녔다는 사실이 더 충격적이다. 


그 시절엔 다 그랬다.(웃음) 당시 중학생이었는데 정말 순수하게 룰라의 음악을 좋아했던 것 같다. 최고의 인기 그룹을 쫓아다니다 보니 아이돌 팬덤 문화를 자연스럽게 익혔다. 





이번 2016 패션위크 피날레에서 룰라의 ‘날개 잃은 천사’에 나오는 엉덩이 춤을 직접 선보이기도 했다. 


사실 이번 2016 패션위크에서 룰라의 이상민 씨가 관람석 맨 앞줄에 앉아 있었다. 엉덩이 춤은 그에게 바치는 헌정의 몸짓이었다. 계획에도 없는 즉흥적인 퍼포먼스였으니까. 2016 패션위크 가 개막하기 4일 전, 이상민 씨의 매니지먼트 회사와 연락이 닿았다. 룰라의 오랜 팬이었던 디자이너가 1990년대 아이돌 팬덤 문화를 주제로 패션쇼를 연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상민 씨의 무대 의상인 퍼(Fur) 코트에 오마주의 의미를 담아 재현한 옷도 있다. 워낙 유명하고 바쁜 분이라 기대를 전혀 안 했는데, 직접 발걸음 해주었다. 그 모습은 정말 ‘감격’이었다. 더군다나 패션쇼가 끝나고 친히 백 스테이지를 방문해 감사하다며 인사까지 해주셨다. ‘디자이너 권문수’는 물론 ‘소년 팬 권문수’에게도 굉장히 영광스러운 일이었다. 



룰라를 위시(爲始)한 권문수의 1990년대를 2016 F/W 의복에 고스란히 담은 건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 중학생 시절 이태원의 큰 옷 전문점에서 요즘 말로 ‘배트멍(Vetement) 스타일’을 사 입고 다녔다. 어머니께서 ‘그런 옷 불편하지도 않냐?’고 핀잔을 주실만큼 팔을 길게 늘어뜨린 옷도 있었다. 그런데 이러한 스타일을 곧이곧대로 2016 F/W 컬렉션에 반영할 수는 없었다.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 그러한 접근법을 고려 안 한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과거 스타일을 따르는 데 급급하여 문수권 컬렉션만의 성격을 잃어버릴까 염려되었다. 그래서 우선 문수권의 무드가 녹아있는 옷을 만든 뒤에 1990년대 디테일을 추가하기로 했다. 



이를 테면 옷에 새긴 ‘OPPA’나 ‘오빠’ 같은 레터링을 말하는 건가?


그렇다. 기존 문수권 컬렉션의 무드를 지키되 그 안에 1990년대의 팬덤 요소를 집어 넣었다. 물론 ‘오빠’나 ‘OPPA’를 모티브로 활용한 옷들을 판매를 목적으로 만들었다 하긴 어렵다. 패션쇼의 흐름상 필요한 역할을 했을 뿐이다. 런웨이를 감상하는 사람들이 무대를 보자마자 과거의 아이돌 팬덤 문화를 떠올렸으면 했다. 



판매를 신경 쓰지 않았다고 했지만 외국 팬들에게는 좋은 반응을 얻을 것 같다. 


의도한 건 아니었는데 그럴 수도 있겠다. 특히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K-POP이 엄청난 인기를 끌고 있다. 더군다나 싸이의 ‘강남 스타일’이 엄청난 반향을 불러 일으키면서 ‘오빤 강남스타일’이라는 가사와 함께 ‘오빠’라는 단어도 유명세를 얻은 모양이다. 



‘OPPA’와 같은 유머러스한 포인트를 비롯해 쇼가 전체적으로 발랄했다. 일반적으로 패션쇼 모델들이 런웨이를 걸을 때면 으레 심각하고 진지한 표정을 짓는데, 그에 반해 문수권의 2016 패션위크 모델들은 다들 신나 보였다. 의도한 것인가?


물론이다. 이번 쇼처럼 밝은 음악을 써 보기도 처음이다. 모델들에게도 많이 웃으라고 주문했다. 그냥 무대를 마음껏 즐기라고. 아이돌 팬덤 문화가 그렇지 않나? 자신들의 감정에 솔직하고 열광하고 소리 지르고. 일종의 모험이었는데 좋았다는 피드백을 많이 받아 뿌듯하다. 



한 명뿐인 여성 모델도 인상적이더라. 


2016 F/W 메트로시티 패션쇼에서 만난 모델 김설희였다. 그녀의 당당한 걸음걸이를 보며 ‘꼭 한 번 같이 작업하겠노라’ 결심했다. 또한 아이돌 팬덤 문화를 이야기하려는 데 남성 모델만 내세우는 건 무리라고 생각했다. ‘덕질’을 해 본 사람으로서 이런 것은 기본이다.(웃음) 



‘누나 부대’란 말은 없어도 ‘오빠 부대’라는 말은 있으니까. 


확실히 여성 모델과 남성 모델은 전혀 다른 분위기를 뿜어낸다. 패션쇼에 여성 모델을 세운 건 이번이 처음이다. 여러모로 신경 썼다. 헤어 스타일리스트와 메이크업 담당자들에게도 유일한 여자 모델인 설희가 이번 쇼에서 가장 돋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일 예쁘게, 제일 화려하게! 나름의 성공을 거둔 것 같다. 최근 모델 김설희를 찾는 브랜드가 더욱 늘었다는 후문이다.(웃음) 





지난 3월 14일 세컨드 레이블 문수권세컨(MSKN2ND)을 론칭했다. 브랜드의 이름을 바꿔보고 싶지는 않았나? 


만약 문수권이라는 이름을 버렸다면 대중을 이해시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렸을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세컨드 브랜드 론칭 소식을 알릴 때 ‘이 브랜드는 문수권이라는 브랜드의 세컨드 레이블로…’라며 구구절절 긴 설명이 필요했겠지. 하지만 “문수권세컨”이라고 하면 누가 봐도 문수권의 두 번째 브랜드 아닌가? 



반박의 여지가 없다.  


단순한 이름 같지만 탄생 비화가 꽤나 길다. 우선 문수권의 ‘권’과 세컨의 ‘컨’으로 라임을 맞췄다. 세컨’드’가 아니다! 또한 로고를 보면 문수권의 MSKN 캘리그라피를 최대한 이용해서 2ND를 표현했다. 잘 들여다보면 S를 180도 뒤집어 숫자 2를 표현했다. 세컨드 레이블이라고 해서 메인 컬렉션과 다른 느낌이 드는 건 싫었다. 메인 컬렉션의 연결선 상에 놓여있다는 인상을 주고자 했다. 



사실 기존 컬렉션 안에서 표현하지 못했거나 보여주지 못한 것을 두 번째에서 보여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같은 컨셉트를 유지한 이유가 궁금하다. 


물론 도전해 보고 싶은 분야, 개척하고 싶은 분야는 나름대로 존재한다. 단, 지금은 잘할 수 있는 것에 더욱 충실해야 할 때라 판단했다. 그리고 소비자들의 피드백에도 보답하고 싶었다. 문수권은 주로 해외 세일즈에 집중한다. 때때로 고객들이 국내 시장에서 문수권의 옷을 만나기 어렵다고 하더라. 구매를 문의하는 소비자들도 많았다. 어린 소비자들의 경우 높은 가격 때문에 구매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우도 있고. 결과적으로 대중의 피드백을 반영해 문수권세컨을 준비했다.  



론칭 시점을 2016년 3월로 잡은 이유라도? 


사실 세컨드 레이블에 대한 갈증은 꾸준히 있었다. 하지만 여러 가지 여건 상 ‘아직은 그럴 시기가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면서 여러 차례 다음을 기약했다. 머릿속으로 구상한 걸 실행에 옮기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반드시 2016년 3월을 고수하려던 건 아니다. 더 미뤄지지 않고 지금이라도 새로운 브랜드를 소개할 수 있어 기쁘다. 



확실히 피드백이 남다르다. 론칭한 지 한 달이 채 되지 않았는데 TV 프로그램에서 한 연예인이 문수권세컨의 옷을 입고 출연했더라. 


나도 그 방송 봤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은 모르고 나만 안다는 게 함정이다. (웃음) 지난 주말 ‘2016 서울디자인 리빙페어’를 다녀왔는데 수 많은 관람객 중 한 사람이 문수권세컨의 옷을 입고 있었다. 대중의 반응이 정말 빠른 것 같다. 그래서 재미있고 또 더욱 분발해야겠다는 생각이다.   



문수권은 남성복 전문 브랜드인데 문수권세컨은 유니섹스 브랜드를 지향한다. 


그렇다. 사실 대학에서도 남성복을 전공했고 지금까지 남성복 위주의 옷을 만들었기 때문에 여성복 만드는 일이 두려웠다. 하지만 여자 연예인이나 모델들이 문수권의 옷을 착용했을 때 실루엣이 예쁘게 떨어지더라. 여성 소비자들 중에서도 문수권 옷을 구매하고 싶다는 문의도 많았다. 그래서 문수권세컨을 통해 유니섹스 스타일에 도전했다. 



어떤 점이 달라졌나?


실루엣의 변화가 있다. 물론 기존 패턴에서 크게 달라진 것은 아니다. 문수권세컨의 주요 타깃은 10대와 20대이다. 그들의 성향을 분석해본 결과, 대부분 옷을 넉넉한 사이즈로 입는다는 점을 포착했다. 그렇다고 옷을 디자인할 때 무작정 사이즈를 키운 것은 아니다. 자칫 잘못하면 아빠 옷을 입고 나온 것처럼 촌스러운 인상을 줄 수도 있으니까. 오버사이즈의 핏을 따르되 어깨 선을 아래로 떨어뜨리고, 허리 라인을 잡아주는 등 실루엣에 변화를 주었다. 개인적으로 문수권세컨의 S 사이즈는 여성에게, M 사이즈는 남성에게 추천하고 싶다. 



타깃의 연령층도 낮아지고 남녀 모두의 취향도 고려해야 하다 보니 컬러를 다양하게 사용했다. 


문수권세컨을 봤을 때 ‘발랄하다’라는 단어가 가장 먼저 떠올랐으면 한다. 그래서 메인 컬렉션보다 훨씬 다양한 컬러를 활용했다. 기존에는 모노 톤을 자주 사용했는데, 문수권세컨에서는 컬러블로킹도 집어 넣었다. 메인 컬렉션에서는 하지 않았던 로고 플레이도 시도했다. 문수권세컨의 시그니처 아이템으로 고려한 부분이다. 



어떤 사람들이 문수권세컨의 옷을 찾았으면 하나? 


밝은 생각을 갖고 있으며 우리 사회를 이끌어 나갈 건실한 정신의 미래 주역들?(웃음) 기존 문수권 메인 컬렉션의 가격이 부담스러워 구매를 주저했던 소비자들이 보다 편안한 마음으로 우리 옷을 구매하길 바란다. 오늘같이 날씨 좋은 봄날, 데이트를 즐기는 어린 커플들에게도 잘 어울릴 것 같다. 분명히 말하고 싶은 점은 가격을 낮췄다고 퀄리티까지 떨어졌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정말이지 ‘악플’은 안 달릴 자신 있다. 디자이너 브랜드의 세컨드 레이블이라고 해서 저렴해진 가격만큼 품질도 떨어질 것이란 생각만큼은 사양하겠다. 



퀄리티 뿐만 아니라 시즌 주제도 동일한가?  


메인 컬렉션과 세컨드 레이블이 결코 다른 브랜드가 아니므로 시즌 주제는 동일하게 유지할 것이다. 메인 컬렉션의 2016 S/S 주제는 ‘귀어(歸魚)’였다. 문수권세컨 역시 귀어를 보여줄 예정이다.  

      




2016 S/S 시즌을 준비할 당시 귀어에 꽂혔었나 보다.


맞다. 뉴스를 시청하는데 질병, 청년 실업, 테러 등 안 좋은 이야기만 전해주더라. 그런데 방송 말미에 도시의 청년들이 어촌에서 성공한 사례가 나왔다. 도시 삶에 염증을 느낀 청년들이 어촌에서 그날 잡은 물고기를 SNS에서 판매하고 돈을 버는 모습.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그래서 귀어를 주제로 잡고 다양한 옷을 만들어 봤다. 메인 컬렉션에서 사용했던 루어(Lure : 물고기를 잡을 때 사용하는 미끼의 일종)를 형상화 한 자수는 문수권세컨에서도 그대로 등장한다. 물론 시각적으로는 조금 더 재기발랄 한 인상을 준다. 



제품 구성은 어떻게 이루어졌나?  


스웨트셔츠와 후드 티셔츠, 그리고 카디건이 있다. 



‘문수권’하면 연관 검색어로 카디건이 나온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들이 문수권의 카디건을 찾는다. 그들에게 보답하는 의미로 조금 더 가격 거품을 없앤 카디건을 제작했다. 루즈핏으로 멋스럽게 늘어뜨려 입을 수 있다. 그리고 2016 F/W시즌 아이템을 본격적으로 선보이기에 앞서, 한여름 시즌을 겨냥한 반팔 티셔츠도 출시할 계획이다. 



반팔 티셔츠 역시 귀어를 주제로 삼았나? 


그렇다. 특히 반팔 티셔츠의 뒷면에는 외국 낚시터의 경고문을 그대로 옮겨온 그래픽을 얹혔다. 컬러를 화려하게 사용했다. 보는 재미가 있을 것이다. 



우리가 인터뷰의 절반을 넘게 할애했던 2016 F/W 시즌의 주제. 즉 ‘1990년대 아이돌 팬덤 문화’에 관한 옷들은 언제쯤 문수권세컨으로 만나볼 수 있을까? 


핫 썸머 시즌을 마무리하면 문수권세컨의 2016 F/W 시즌을 선보이겠지? 올해는 정말 여유를 가져보려고 했는데. (웃음) 



끝이 안 보인다. 


그래도 SNS에 문수권세컨에 관한 게시물이 올라온 걸 보면 힘이 난다. 문수권세컨의 2016 F/W 시즌을 기대하는 소비자에게 살짝 귀띔 하자면 문수권세컨의 2016 F/W에서는 문수권 메인 컬렉션에서 만나지 못한 디테일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냥 노골적으로 말해 달라. 


2016 패션위크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다. 런웨이 뒤쪽으로 풍선을 들고 열광하는 팬들을 배치했었다. 지금이야 콘서트나 음악 방송을 가면 전부 야광 봉, 야광 팔찌를 흔들고 있지만 1990년대에는 풍선이 곧 아이돌 팬덤 문화를 상징했다. 문수권세컨에는 바로 이 풍선을 이용한 디테일이 들어갈 것이다. 이제 와서 하는 말이지만, 사실 메인 컬렉션 안에도 풍선을 집어 넣고 싶었다. 그런데 자칫 잘못하면 문수권 고유의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겠더라. 그래서 꾹 참고 문수권세컨에 양보했다. 



풍선이 들어간 의복이 나올 때쯤에는 메인 컬렉션의 2017 S/S를 준비하고 있겠다. 대체 휴가는 언제 가나? 


올해는 정말 휴식을 취하고 싶었는데 생각처럼 안 된다. 여름 휴가는 갈 수 있겠지?(웃음) 그나마 피곤하지 않거나 일이 좀 없을 땐 등산을 하는 편이다. 



등산을 취미로 삼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차피 올라갔다 정상을 찍고 내려오면 끝인데, 조금 허무하지 않나?   


그건 정상까지 못 올라본 사람들의 반응이다. 산을 오르다가 중간에 그만두면 등산에 대해 안 좋은 기억만 남는다. 나도 등산을 할 때 늘 힘들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내가 지금 여기 왜 있지?’라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면,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뜨끔했다. 다음 번에는 꼭 정상까지 올라가 보겠다. 


서울에서는 북한산이 제일 좋다. 빠른 시일 내에 등산의 묘미를 느꼈으면 좋겠다. 등산을 좋아하는 이유가 또 있다. 왠지 우리들의 인생과 닮지 않았나? 모두 정상이라는 목표를 향해 산을 오른다. 정상은 곧 사람들의 꿈이다. 나는 꾸준히 디자이너를 꿈 꿨다. 그래서 디자인 학과에 입학했고, 디자이너 브랜드에서 인턴과 직원으로도 일했다. 그렇게 해서 결국 디자이너 브랜드를 론칭하기에 이르렀다. 



인생을 등산에 비유했는데 디자이너 권문수는 현재 인생이라는 산의 어느 지점까지 올라왔나? 


일단 디자이너로 데뷔해 브랜드를 론칭하는 꿈을 이뤘으니 봉우리 하나 정도는 정복한 것 같다. 지금은 또 다른 산을 오르기 위해서 심호흡을 하는 중? 다음 목표는 문수권세컨이 제대로 자리를 잡는 것이다. 그리고 메인 컬렉션을 통해 지금까지 보여주지 못했던 더 많은 것들을 선보이고 싶다. 구체적으로 어떤 것이라고 정의 내리긴 조금 어렵다. 다만 늘 강조하듯 문수권 혹은 문수권세컨의 옷을 ‘입고 싶은 옷’으로 기억해주면 좋겠다. 



입고 싶은 옷이라고 하면 상당히 주관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 권문수 디자이너가 입고 싶은 옷은 무엇인가? 


특별한 날에만 입는 옷이 아니라 매일 입어도 질리지 않고 자꾸만 손이 가는 옷? 어떤 기사에서 문수권의 옷을 ‘런웨이에서 바로 내려와 리얼웨이를 거닐어도 어색함이 없다’고 묘사한 적 있다. 상황의 변화와 관계 없이 언제든지 입을 수 있는 옷이 결국 입고 싶은 옷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문수권의 옷을 입음으로써 그 사람의 가치가 올라갔으면 한다. 문수권세컨의 경우 데이트를 할 때 이 옷을 입어서 예쁜 사진과 추억을 남길 수 있고, 함께 입은 연인의 모습이 빛날 수 있다면 좋겠다. 문수권 메인 컬렉션은 포멀한 스타일도 많기 때문에 소개팅 자리나 면접을 나갈 때 알맞을 거라 생각한다. 우리 옷을 통해 입은 사람의 인상이 더욱 좋아 보일 수 있길 바란다. 언제 어디서든 디자이너 권문수의 옷을 꺼내 입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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