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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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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소윙바운더리스를 사랑해!

컬러와 소재의 변주로 패션계에 이슈를 만드는 소윙바운더리스의 하동호 디렉터를 만났다.


에디터 : 조혜나 | 포토그래퍼 : 김광래 | 디자이너 : 김대균


매력적인 컬러와 유니크한 소재로 주목 받는 브랜드 소윙바운더리스(SEWING BOUNDARIES 혹은줄여서 SWBD). 셀러브리티가 사랑하는 브랜드이면서, 수많은 브랜드와 꾸준한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그 인기를 증명하고 있다. 대체 그 에너지와 영감은 어디서 얻는지 물었더니 웃으며 질문을 피하는 하동호 디렉터. 대신 “해외 트렌드나 올해의 컬러 같은 이야기에는 관심이 없어요”라는 대답으로 의자를 바짝 당겨 앉게 만든다. “요즘 흥미를 갖고 있는 건 상상 속 이야기에 등장하는 컬러예요. 소윙바운더리스의 시즌 키 컬러기도 하죠. 디자이너 브랜드 특유의 위트를 보여주기 위해 재미있는 소재를 개발하는 일도 꾸준히 진행해요.” 짧은 대답이지만 소윙바운더리스의 매력을 찾는 건 어려운 일이 아니다. 틀에 박히지 않는 생각과 예상치 못한 위트 그리고 소년 같은 엉뚱함도 어렵지 않게 읽힌다.





무신사 트렌드나 올해의 컬러에 신경 쓰지 않는 게 가능한가?


하동호 나는 해외 브랜드에 관심이 없고 디렉터들도 모른다. 컬렉션도 챙겨보지 않는다. 참고하기 위해서 자료를 찾는 정도다. 이것도 디그낙(DGNAK) 강동준 디자이너의 영향을 받았다. 인터뷰를 하던 어떤 기자가 그에게 같은 질문을 했을 때 그는 “우리도 디자이너인데 우리가 트렌드를 만들어야지 왜 남의 것을 따라가냐”라고 말했다. 다른 브랜드의 컬렉션을 챙겨 볼 이유가 없다는 거지. 그때 동준이 형이 너무 멋있어 보이더라. 디자이너 브랜드인데 실루엣, 컬러 다 내 마음이지 왜 남의 눈치를 보나.



무신사 패션 디자이너가 된 계기는?


하동호 원래 자동차 정비사를 꿈꿨다. 자동차학과에 가려고 했는데 대구에서 섬유 공장을 운영하는 아버지가 대학에서 섬유를 배워보라고 권유했다. 근데 역시나 취미가 없더라. 대충 학교를 다니다가 군대에 다녀오니 섬유디자인과가 패션디자인학과에 통합되어 있더라. 옷을 좋아하긴 했지만 패션엔 관심이 없었다. 역시 아예 모르는 세상이니 재미가 없지. 졸업장만 따려고 대충 다녔다.



무신사 질문을 바꿔야겠다. 패션에 흥미가 생긴 사건이 있었나?


하동호 졸업 작품을 만들 던 때, 두세 달 동안 학교에서 먹고 자고 하면서 옷다운 옷을 처음 만들었다. 딱 그 시기에 패션에 눈을 뜬 것 같다. 아직도 생생하다. 사실 그때 나는 패턴도 모르고 봉제도 모르는 상태였다.



무신사 첫 번째 작품은 무엇이었나. 주변의 평가도 궁금하다.


하동호 패턴과 봉제를 모르니 할 수 있는 것은 조각조각 자른 후 입체적으로 다시 붙이는 방법 밖에 없었지. 탈색한 데님으로 원피스로 만들었다. 근데 운이 좋게 공모전에 입선을 한 거다! 상을 받게 되자 그때부터 재미를 느꼈다. 원래 칭찬받으면 더 잘하고 싶어지는 법이다.



무신사 타고난 재능도 있겠지만 환경적인 영향도 클 거 같다.


하동호 맞다. 아버지는 섬유 공장을, 삼촌은 봉제 공장을 운영했다. 어렸을 때부터 자연스럽게 옷 만드는 과정을 보면서 자랐다. 그래서 빨리 배웠던 것 같다. 소윙바운더리스가 소재에 집착하는 이유도 이런 환경적인 영향 때문인 듯 하다.






무신사 소윙바운더리스를 세우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하다.


하동호 처음에는 동대문에서 옷 장사를 하려고 올라왔다. 시작은 동대문의 여성복이었다. 인터넷 구인구직 공고에 숙식 제공 해준다는 의류 업체를 찾았다. 상계동에 있는 지하 2층, 아주 작은 방에 갇혀서 8개월 동안 지냈다. 그러다가 2008년에 서은길 선생님을 만나 본격적인 디자이너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그리고 길옴므(GIL HOMME)에서 일을 배우다가, 2010년부터는 디그낙(DGNAK)에서 일을 했다. 소윙바운더리스는 2013년에 시작했지.


  

무신사 브랜드 이름이 특이하다.


하동호 ‘바느질로 경계를 잇는다’는 뜻으로 좋아하는 책의 챕터 제목이다. 여성복과 남성복의 경계를 연결하는 유니섹스 룩의 느낌도 지녔고, 젊은 세대들과 기성 세대를 연결하는 느낌도 있어서 여러모로 흡족하다.



무신사 요즘은 어떤 경계를 연결하고 있을까?


하동호 다른 브랜드와 소윙바운더리스를 연결하고 있다. 요즘 컬래버레이션을 많이 하고 있거든. 얼마 전에는 코오롱스포츠와 작업을 했고, 최근에는 르꼬끄 골프, 아메리칸 투어리스트와 작업을 하고 있다. 캐리어나 골프 웨어 분야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경험하기 어려운 분야가 아닌가! 좋은 기회를 준 브랜드들 덕분에 신선한 에너지를 얻었고 즐겁다. 아,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이야기! 지금 프랑스의 라이프스타일 가방 브랜드인 리뽀(Lipault)와 소윙바운더리스와의 협업 제품들을 무신사에서 만나볼 수 있다.






무신사 어떤 제품인지 소개를 부탁한다.


하동호 소윙바운더리스의 컬러와 시그니처 디테일을 담은 리뽀의 에코백과 백팩이다.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하는 컬러이면서 우리 컬렉션에서 한 번도 빠지지 않은 레드 컬러를 적절히 활용했다. 그 컬러의 배합이 프랑스 국기 느낌이 나서 프랑스 브랜드인 리뽀와 느낌이 잘 맞는 것 같다. 네이비와 핑크 컬러의 조합도 있으니 많이 사랑해 달라.



무신사 반대로 끊어내고 있는 경계도 있을까?


하동호 지금까지 소윙바운더리스는 11번의 컬렉션을 했다. 그리고 판매를 위한 세컨드 라인도 만들었다. 세컨드 라인도 컬렉션 라인의 연장으로 생각해서 고민을 많이 했다. 아이템 하나당 적어도 컬렉션에 나왔던 디테일 하나 정도는 넣어야 한다고 고집할 정도였다. 유통사가 원하는 프로모션용 로고 티셔츠에도 스트링과 같은 컬렉션과 통일된 디테일을 넣었다. 이게 디자이너 브랜드의 메리트 아니겠는가(웃음). 물론 지금 이 이야기는 디자이너 브랜드가 성장하기 위해 거치는 당연한 순서다. 하지만 2019 S/S시즌부터는 소윙바운더리스의 세컨드 라인을 없애려고 한다. 컬렉션 라인을 조금 더 합리적인 가격으로 풀어내고 싶다.



무신사 아니, 세컨드 라인의 인기가 좋지 않나?


하동호 세컨드 라인만 판매 했으니까 그렇지 않을까?(웃음) 어차피 사람들은 소윙바운더리스 컬렉션을 보고 세컨드 라인도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지금 창고에 컬렉션 룩이 잔뜩 쌓여 있다. 컬렉션 라인이라고 하지만 일상에서 편하게 입고 즐길 수 있는데도 단지 컬렉션 라인이라는 이유로 판매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아서 아깝고 속상하더라.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베이식한 아이템도 계속 만들 생각이다.



무신사 컬렉션 라인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풀어내는 게 가능할까?


하동호 기존에 진행하던 세컨드 라인보단 비싸겠지. 근데 예쁘면 사지 않을까?(웃음) 디자이너 브랜드들이 컨템포러리 브랜드를 따라 가다 보니 브랜딩은 물론 이미지와 가격도 함꼐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지 않나. 그래서 이 방법을 택했다.



무신사 그렇다면, 소윙바운더리스의 경쟁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하동호 컬러의 기가 막힌 활용(웃음)! 근데 나는 다른 디자이너처럼 트렌드 컬러에는 관심이 없다. 그저 매 시즌마다 내가 구상한 스토리에 어울리는 컬러를 뽑아서 진행할 뿐이다. 그래서 다른 쇼와 달리 쌩뚱 맞은 컬러들이 많이 나오지. 어떤 시즌에는 소윙바운더리스만 쓰는 컬러도 있다. 나는 원단을 짤 때 색다른 컬러 조합을 추구한다. 일단 그러면 유니크한 느낌이 확 드니까.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기 때문에 반응도 바로 온다.



무신사 소윙바운더리스의 두 번째 매력으로 소재를 꼽아도 되나.


하동호 맞다! 소윙바운더리스는 소재에 민감한 브랜드다. 패션쇼에서는 룩의 질감을 제대로 보여줄 수 없어서 늘 아쉬웠다. 그래서 지난 시즌에는 룩을 최대한 가까이에서 볼 수 있는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새로운 소재를 시즌마다 하나씩 개발하려고 노력하는데 생각만큼 쉽진 않다.



무신사 2017 S/S 시즌의 유리 섬유가 대표적이지 않나.


하동호 바로 그거다! 라이트를 비추면 발광하는 소재를 체크 패턴으로 넣어 직조했다. 쇼의 피날레 때 체크가 발광하는 놀라운 장면을 연출하려고 계획했는데 결국 실패했다. 그 섬유가 반응하는 특정 라이트가 있다. 그런데 장소의 한계로 현장에서 가동이 안됐다. 너무 속상했다. 그뿐만이 아니다. 불에 타지 않는 소재로 옷을 만들기도 했다. 자동차 내외장재인 카본으로 만든 옷도 있고.






무신사 카본 소재 재킷이라! 정말 생소하다.


하동호 카본 재킷에 대한 반응은 런던에서 폭발적이었다. 런던 멘즈 컬렉션을 찾은 수많은 프레스들과 바이어들이 우리 부스로 몰렸다. 국내를 비롯한 아시아 바이어들은 당장 팔 수 있는 옷, 바로 돈이 될 만한 옷을 보러 오는 느낌이라면 런던에서는 디자이너가 어떤 이야기로 어떤 소재를 가지고 어떤 룩을 만들었는지에 대한 관심이 많다. 일단 그들에게는 카본으로 만든 패브릭으로 옷을 만들었다는 자체가 진짜 큰 이슈였던 거지. 아! 재킷 위의 프린트는 그래픽디자이너 GFX의 작품을 페인팅했다.



무신사 런던 컬렉션 이야기를 들려달라.


하동호 런던 컬렉션은 진입 장벽이 높은 편이다. 런던을 중심으로 활동을 했던 혹은 하고 있는 사람들만 들어갈 수 있다. 런던에서 사업자를 냈거나, 출생이거나, 학교를 다녔거나. 런던 패션위크가 런던 컬렉션으로 바뀌면서 해외 신진 디자이너들을 초대하는 기획이 생겼다. 그때 영광스럽게도 초대를 받았고 결국 런던 컬렉션 멘즈 페어에서 세 시즌 동안 연이어 전시를 진행했다. 페어에서 전시를 세 번 하면 쇼를 진행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자격은 얻었지만 쉽게 생각할 일이 아니라서 때를 기다리고 있다.



무신사 디자인을 하면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이 있다면?


하동호 육체적으로 힘들었던 건 첫 쇼를 치를 때! 서은길 선생님이 쇼를 준비하는 한 달만 좀 도와달라고 해서 나갔는데 그날 이후로 딱 한달 동안 집에 못 들어갔다(웃음). 10년 전인데도 기억이 생생하다. 선생님과 단 둘이 준비를 하니까 얼마나 정신 없이 바빴겠나. 촌각을 다투는 백스테이지의 긴장감과 쇼가 끝났을 때의 희열! 너무 힘든 기억이지만 아이러니하게도 그날 처음으로 패션 디자이너가 되어야겠다고 결심했다.



무신사 쇼를 하기 위해 디자이너가 된 것이 사실인가.


하동호 사실이다. 아니었다면 브랜드를 먼저 시작했겠지. 2015 F/W 시즌에 첫 쇼를 했는데 이상하게 아무런 느낌이 없었다. 분명 내 쇼인데 디그낙 백스테이지 같기도 하고(웃음). DDP가 너무 익숙해져 버린 탓이다. 쇼가 끝난 뒤에도 한 달 동안이나 멍하게 시간을 보냈다. 쇼를 하는 것이 목적이었는데 그 꿈을 너무 빨리 이뤄버렸기 때문이다. 두번째 쇼는 DDP에서 하고 싶지 않았다.



무신사 2016 S/S 쇼는 정말 대단했다.


하동호 오, 기억나나? 건대 앞 커먼그라운드! 이때는 정말 실감이 나더라. 감동이 폭발해서 눈물 범벅이었다. 김우빈, 이성경, 김원중 등 많은 친구들이 쇼에 서고 도와주고 또 바쁜 시간을 쪼개서 보러 와줬다. 패션 쇼가 끝나고 클럽에서 애프터 파티도 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뭉클하다. 장소는 그 후로 계속 바꾸고 있다. 뻔한 쇼는 재미 없잖아. 2017 F/W에는 남산 자동차 극장에 슈퍼카를 잔뜩 세워놓고 진행했다.



무신사 그때 테마가 ‘I AM A DREAMER’였다.


하동호 슈퍼카를 무척 좋아한다. 남자라면 어린 시절부터 꿈꿨을 법한 슈퍼카에 대한 열망을 담은 컬렉션이었다. 이렇게 시즌 테마는 내가 좋아하는 것에서 시작한다. 가상의 이야기를 만들고 그 안에서 공존하는 친구들의 옷을 상상한다. 영화나 책에서도 힌트를 얻는다. <문라이즈 킹덤>이라는 영화를 진짜 좋아하는데 혼자 속편을 상상하면서 만든 게 2018 F/W 컬렉션이다.






무신사 가장 기억에 남는 아이템도 있을 것 같다.


하동호 2016년에 가장 많이 팔린 동시에 제일 조금만 팔았던 옷이 있다. 팔에 로고가 들어간 핑크 컬러 스웨트셔츠다. 당시 100장 정도로 재고를 보유했는데 어느 날엔 자고 일어났더니 1,400개의 주문이 들어왔더라. 기쁘기보다 난감함이 컸다. 어느 유통사에 먼저 물건을 줘야 할지도 모르겠고. 우선 2,000개를 만들려면 몇 천만원의 큰돈이 들어가야 한다는 사실에 겁을 먹었던 것 같다. 스웨트셔츠는 만들어 놓으면 결국 다 팔리는 아이템인데 브랜드를 시작한지 2년 밖에 안 된 탓에 회사 재정도 넉넉하지 않아서 어렵더라. 기회는 또 있었다. 셀러브리티가 입자 문의가 빗발친 거다. 큰 유통사에서 자금을 댈 테니 빨리 만들어서 단독 판매를 진행하자고 했다. 그런데도 진행하지 못했다. 그때도 정말 많이 두려웠다.



무신사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하다.


하동호 국내 컬렉션에 대한 계획은 아쉽게도 없다. 하지만 해외 컬렉션은 계속 나갈 생각이다. 베이징 패션위크에서도 두 시즌 째 쇼를 하고 있다. 2019 S/S 시즌부터 단독으로 진행하게 될 컬렉션 라인들이 단단히 자리를 잡길 바란다. 매 시즌, 같은 수량의 아이템이 국내 및 해외에서 판매가 되지 않으면 건강한 브랜드로 성장할 수가 없다는 게 내 결론이다. 현재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틀어 25개 정도의 유통망을 갖고 있는데 2019 S/S부터는 5개 정도로 줄이려고 한다. 디자이너 브랜드가 패션 시장에서 버틸 수 있도록 시장 구조를 먼저 바꿔보려고! 응원해 줄 거지?

대구 출신 디자이너로, 대구 계명문화대학에서 패션디자인을 전공. '길옴므'에서 2008~2010년까지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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